[2018.6.19-7.1] 이건희 개인전 │ Empty Abstraction

leekhslider2018

전시제목 : 이건희 개인전Empty Abstraction
전시일정 : 2018.6.19-7.1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팔레드서울 1&2

 

텅 빈 물성과 꽉 찬 추상

이건희는 작업을 종이에서 시작하고 종이에서 끝낸다. 종이 위에 뭘 그린다기보다는 종이로 뭔가를 그리고 종이로 형상이나 형태를 만든다. 그래서 종이는 우리가 알던 그 종이가 아니라 뭔가 다른,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그런 종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작업을 한다. 우리가 알던 종이는,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식물성 섬유를 원료로 하여 만든 얇은 물건, 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인쇄를 하는 데 쓴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우리는 종이를 종이 자체로 경험하고 이해한 게 아니라 종이를 그 용도와 기능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다. 종이가 문풍지로도 쓰이고 옷감이나 컨테이너 용기로도 쓰이고 건축 자재로 쓰인다는 것을 듣고 보고도 예외로 치고 쉽게 잊어버린다. 그냥 종이란 쓰고 그리며 복사하고 출력하는 그런 것, 즉 이미지나 문자를 담는 매체정도로 알고있다.

이건희는 20년이 넘도록 종이로 작업을 하면서 종이의 이 일상적 기능성을 해체/탈구축하고 그냥 물질 재료로 오브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종이가 종이로 되기 전, 닥나무를 쪄서 추출된 펄프를 가지고 애초부터 종이가 될 수 밖에 없지만 종이가 아닌, 종이라고 부르기는 상당히 애매하지만 또 종이일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를 한다. 그러면서도 기록의 매체로서 종이의 흔적을 악착같이 놓치지 않고 평면의 형태로나 입체의 형태로든 문자나 이미지의 형태를 남기고 있다. 마치 기록의 대상이 되는 이미지나 텍스트 그 자체를 담고있는 어떤 추상적 구조를 드러내듯이 작품이 제작되고 전시된다. 마치 롤랑 바르트나 자크 데리다가 주장하는 에크리튀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구어와 문어 대신에 입말과 글말로 대체하여 입말이 글말보다도 먼저라고 하는 기존 언어학의 상식을 뒤집으면서 입말을 글말의 역사적 인식적 반영이라고 주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듯이 보이는 것이다. 언어 자체를 이미지로 형상화 시켜서 기록되는 기호 자체가 제도화의 흔적인 것이고, 이 흔적은 하나의 지시 구조, 즉 완결된 한 편의 작품 속에서 재현된 무의미한 기호들 간의 시각적 차이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종이든 플로피 디스크든 매체는 언제나 물질적으로 분명하다. 그러나 매체성, 또는 물성이라는 것은 비가시적인 추상이다. 종이든 닥나무든 그 자체가 스스로의 물질적 본성을 드러낼 수가 없다. 결국은 그 물질을 대상으로 보거나 경험하는 사람들이 감정을 이입한 의인화의 결과이니까, 물성이니 매체성이니 하는 것은 그 물질에 대한 태도나 관념에 다름아니다. 이건희는 매체로서의 종이를 해체하여 물질로서의 종이로 재구성하면서 의미없는 기호나 물질적 흔적들이 서로 비켜나고 미끌어지게 하면서 드러나는 공간, 또는 펼쳐지는 메트릭스를 하나의 세계로 보여준다. 비선형적이고 우연적이며 임의적인 의미의 세계를 예술가는 울퉁불퉁하고 건성건성하게 만들어낸다. 이 임의와 우연에 찬 세계야말로 비결정성이 지배하는 가능성의 세계이며 자유의 공간이고 예술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기록의 매체로서 종이의 기능성을 중지되고, 매체 자체가 스스로 자립화되어 기록으로 되어가서 종이 자체는 비물질화 되어 하나의 기호로, 의미체계로 등장한다. 이건희는 2000년대 초기까지 소위 물성이라는 것을 무력화 시키고 그것을 비워내면서 작품을 제작해 왔다면, 그 이후에는 텍스트화 되어 있는 종이 그 자체를 각종 색이나 형태를 새기고 붙여가면서 종이 자체를 재맥락화 시키고 재매체화 시켜나가고 있다. 재현의 형식에서 이미 벗어나고 주체와 분리되어 구체성을 잃어버린 임의적인 기호나 흔적으로 이루어진 추상은 그 자체가 감각의 직접적 표현일 수 밖에 없는, 재현하려는 강박을 벗어난 형태를 새롭게 구상한 형상일 수 밖에 없다. 이건희가 종이를 종이 이전의 물질로 종이가 가지고 있는 매체적 성격을 환원시키면서 나무에서 펄프로 변화 시키면서 생겨나는 흔적들의 카오스적인 흐름을 통해서 일체의 형식을 제거한 뒤에 드러나는 우연적 효과를 새롭게 재배치하며 지속적으로 탈영역화 시켜나간다. 이렇게 종이라는 물성이 빠져나간 자리에 특정한 형태나 색으로 이루어진 기호들이 흘러다니며 채워지고 있고, 형형색색의 특정한 형태를이 배치되고 더해지면서 그녀의 작품들은 종이 아닌 종이와 종이 사이에서 어디론가 흘러간다. 흘러서 어디에 도착하는지 우리는 지금 기대만 가지고 기다릴 뿐이다.

김웅기, 미술비평, 아트플러그 이사장

작품은 종이 즉 한지를 물 속에 넣어서 한 번에 떠내는 독특한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한지의 원료와 닥재료로 한지 자체가 물감이고 연필이고 캔버스가 되는 작품이다. 종이를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종이는 크기와 두께를 자유자재로 연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재료가 가지는 장점을 이용하여 한지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나게도 할 수 있다. 닥을 삶는 과정에서 고해된 상태인 닥 섬유를 펴서 종이를 뜨고 바닥에 둔 후 한 번에 한지를 뜬다. 종이 위에 인위적으로 붙이는 강조법이 아니기 때문에 표면이 자연스럽게 같은 높이인 평면을 형성하게 되고 드로잉처럼 선을 살려 자연스러운 면을 형성하게 된다. 오랜 시간 끈기있게 한지를 탐색해 온 그는 이를 통해 “한국적인 것을 어떻게 뽑아낼 것인가”, “진정으로 한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종이는 어느 나라나 다 있지만 그 나라의 기후, 토양, 문화적 특성 등으로 제각각 질이 다르고 활용방법도 다양하다”며 때문에 “종이는 한국적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한다”고 했다. 동양적 여백이 충만하고 은유적인 그의 작품은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하다”, “명상적이다”, “진솔하면서 포근하다”등의 평을 받고 있다. <2015년 7월 28일 아시아 투데이 기사 내용중 발췌> 한지는 동양적 여백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복잡한 사회의 이미지 홍수 속에서 여백이 주는 멋을 느끼게 하는 명상적인 작품이다.

이건희 (Lee Gun Hee / 李建羲)   홍익대학교 회화과 미술학 박사(박사논문:문자작업에 있어 물성과 형상성에 대한연구) 신라대학교 미술학과 및 대학원 졸업 동래여자고등학교 졸업 현) 신라대학교 미술학과 초빙교수   개인전 (26회) 2018, 서린스페이스 / 부산 2017, 숲갤러리 / 김해 2017, 아리오소 갤러리/ 울산 2016, 이듬갤러리/ 부산, 한국아트미술관 / 부산, 갤러리 아리오소 / 울산 2015, 퍼스트 아이콘 갤러리/ 부산, 갤러리 필 / 창원 2014, 오션어스 아트홀 / 부산 2013, 용두산갤러리 / 부산, 현대증권과 함께 하는 K 갤러리 / 부산 2012, 팔레드서울 / 서울, 갤러리소 / 서울 2011, 갤러리 마레 / 부산, 갤러리 PICI / 서울, 수가화랑 / 부산 2009, 프라자갤러리 / 일본/동경 2008,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7, 부산롯데화랑 / 부산 2006, 부산시청 3전시실/ 부산 2003, 부산시청 2,3 전시실/ 부산 2002, 갤러리 라메르/ 서울, 전경숙갤러리/ 부산 1999, 프라자갤러리 / 일본/ 동경 1998, 종로갤러리/ 서울, 전경숙갤러리/ 부산 1996, 스페이스월드/ 부산   주요단체전 2017, ART Platfom/리빈갤러리/ 부산 2016, 오사카한지문화제-paper road-/오사카 국제교류센터/ 일본 2015, 한지의 정서와 현대미술/ 뮤지엄SAN / 원주, 창원 아시아 미술제/ 성산아트홀 / 창원, 한국현대미술초대전/ 울산문화예술회관 / 울산 2014, 한지화가 기획초대전/ 원주한지테마파크/ 원주 2013, 소피아국제 종이 비엔날레, 소피아, 불가리아 2012, I & Identity / 브레인 팩토리 / 서울 2011, Asian Artists Exchange 2011, To be launched in Kyoto / 일본, 백인백색전 / 서울시립미술관 덕수궁분관 / 서울, 동으로 부터의 바람, 부산대학교아트센터기획, / 부산 2010,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감성의 드로잉전/ 무등현대미술관/ 광주, ,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아시아작가전/ 부산문화회관/ 부산 2009, 감각의 논리전/ 부산시립미술관 기획/ 부산, 전통매체와 새로운 매체/ 영은미술관기획/ 광주 2008, 부산미술80년 부산의 작가들/ 부산시립미술관기획/ 부산 2007, power of paper전/ 제비울 미술관기획/ 과천 한지 천년의 향기전 / 포스코갤러리/ 포항 2006, 한국미술스카프전 / 예술의 전당/ 서울 2005, 여성작가부채그림전/ 독일베르린문화원/ 독일 2004, 한지와 정신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03, 한지 그 물성과 가변성의 조형전/ 갤러리 라메르/ 서울 2002, 한일현대미술교류전/ 센다이 시민홀/ 일본 2001, 한지작가협회전/ 바탕골미술관/양평 2000, 한국21세기 한국성/ 갤러리 상/ 서울 1999, 제 35회 아시아현대미술제/ 동경현대미술관/ 일본 1998, 한지 조형적해석/ 워커힐미술관/ 서울 1997, 한지 그 이후전 / 워커힐미술관/서울 외 단체전 200여회   RESIDENCE : 2016, 프랑스 씨테 국제예술촌(Cite International Des Arts, Paris) ART WORKSHOP : 2017, RMUTL international art workshop 참가 2018, RMUTL international art workshop 참가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의료원, 부산남구청사 한신빌딩, 센텀스타, 서호병원, 영도구청, 주식회사 ing.A , ㈜효성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