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20-5.6] 권태경 개인전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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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 권태경 개인전 “숨”
전시일정 : 2018.4.20-5.6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팔레드서울 2F

밤바다 앞에 앉아 있으면, 짙은 ‘밤’ 외에는 모든 것이 선명하지 않다.

반짝이던 물결도, 선명한 수평선도 밤이 되면 모두 가려진다.

그제서야 굳은 어깨에 힘을 풀고, 머금고 있는 숨을 내뱉는다.

바닷물인지, 수평선인지, 하늘인지 알 수 없는 그 지점에 내 시선은 머물러 있다.

 

‘나’에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 위한 수단이다.

여기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진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태도이자, 독백에 가까운 행위이다.

 

‘숨’은 말 그대로 호흡, ‘breath’를 뜻한다.

짙은 밤바다 앞에서 자신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끼고,

나를 마주하면서 자신이 이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행위는

나를 이 땅에 묻어놓고 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 행위는 나에게 있어 ‘살아있음’의 필수불가결한 행위인 호흡과도 같은 것이다.

 

나의 작업은 자연에 대한 모방이나 대상의 사실적인 재현에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

화면에서 등장하는 밤바다는 오록이 ‘나;의 감정에 충실한, 자아를 비추는 수단으로써 사용된다.

또한 작업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다라는 대상의 객관적인 진실보다는

바다를 그리는 행위 속에서 마주하는 자아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그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감정들이다.

《숨》연작은 자기부정적인 심상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바다를 작업의 소재로 삼고 있다. 바다를 그리게 된 계기는 여행이었다. 작업 초기에는 바닷속, 포말, 물거품, 흐르는 물 등 다양한 바다의 모습을 그리면서 자신의 내면을 발전시키고자, 대상에 본인의 욕구를 투영하는 식의 태도를 취했었다. 그러나 대상을 마주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겨나면서 대상의 폭이 밤바다로 좁혀졌으며, 작업 태도 또한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직면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숨》연작은 자신에게 친숙한 대상이자, 마주할 때마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밤바다를 반복해서 그리는 방법을 통해 점점 구체화되었다. 화면을 구성할 때는 바다, 수평선, 밤하늘 이 외의 것들은 배제하고 나에게 유의미한 대상만을 화면 속에 담았다. 또한, 표현기법에서는 기본적으로 두꺼운 장지에 물처럼 맑은 농도의 물감을 수십 번 중첩하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바다의 습도, 축축한 공기와 같은 것들을 표현하고, 물감이 종이에 스며들면서 고정되지 않고 퍼져나가도록 유도하여 화면 속에서 대상의 형태가 고정되는 것을 피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면서 구체화된 《숨》연작은 앞서 말했듯, 초기에는 자신의 내면을 발전시키고자, 대상에 본인의 욕구를 투영하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감성을 잘못된 것, 바꿔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내면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행위이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과 불안감만 커지게 했으며, 이러한 태도로는 자신의 욕구가 충족될 수 없음을 느꼈다. 그래서 초기의 태도를 내려놓고 자신이 밤바다라는 대상에서 예민하게 감각하는 지점을 파고들었다. 이를 통해 본인이 우울, 자기부정과 같은 네거티브적인 심상을 무의식적으로 화면에 투사하고 있으며 《숨》작업에서 나타나는 바다는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공간으로써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밤바다를 마주하는 행위는 지금 이곳에서 자신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하게끔 하며, 그것이 밤바다를 작업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였다.

결국, 본인의 작업은 자신과의 대화이자, 밤바다를 통해서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는 심리적 자화상이며, 작업이라는 의지적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승화시키는 과정이었다. 이는 자신이 예민하게 감각하는 지점을 파고듦으로써 생겨난 결과이며, 이전의 작업적 태도처럼 자신을 발전시키겠다거나 혹은 점검하려 하거나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것과 같은 특수한 목적성을 띄고 있는 것이 아니다.

권태경 / Kwon Taegyoung

영남대학교 디자인미술대학 미술학부 한국회화전공 졸업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 한국화 졸업

<주요전시>

2018 [멘토 멘티 FRIENDSHIP : MENTOR-MENTEE] 단체그룹전_한원미술관

2017 [숨] 석사청구전_세종아트갤러리

2017 [서울국제예술박람회] Space of mental_COEX Hall B1

2016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 단체기획전_세종아트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