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17-22] 신진작가 서정희 개인전 – Yellow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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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 신진작가 서정희 개인전 – YellowDays
전시일정 : 2018. 4. 17(화) – 4. 22(일)
전시장소 : 팔레 드 서울 B1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많은 관계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진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포함되어 성장하고, ‘학교’라는 또래 집단에 소속되어 유년기를 보내게 된다. 태어나서 나이가 들어가는 모든 순간, 모든 환경은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YellowSymptom 시리즈는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관계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특히, YellowSymptom-filter는 인간관계에서 진실은 있지만, 진심은 없다는 가정하에 제작되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개인마다 성격과 성향이 형성되고, 이것은 각자가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을 상대하는 기준점이 된다.

나는 이를 보이지 않는 거름망(필터)이라 표현했으며, 그렇게 생겨난 자신만의 거름망을 통해 상대방의 진심을 자신의 주관으로 판단하게 된다. 나의 외로움과 불안함의 부산물인 노란색 꼬인 형태의 개체들을 통해 나에게 형성된 거름망을 나타내려 하였으며, 이는 한가지 색상(노란색)에 대한 집착과 반복적 행위라는 증상으로 표현되어졌다.

각각의 노란색 도판은 내가 바라보는 외부세계와 내면 의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얼굴크기로 제작된 정사각형 프렉탈 구조의 도판은 규칙적으로 보여지는 듯 하지만, 정해진 틀안에서 무수히 많은 변화를 가진다. 벗어날 수 없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존재하는 변칙들이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를 맺어가는 방식이라 생각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독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체험 할 수 있도록 하고, 독자 개인이 가진 고유의 필터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중학생때였던 것 같다. 사춘기였던 나에게는 내가 겪는 모든 상황이 버겁고 무겁게 느껴졌다.

그 당시엔 의연한척 하는 것이 어른스러운 행동이라 생각했다. 그럴때마다 편지를 썼다. 어릴때부터 정신적 지주였던 오빠에게 편지를 썼다. 군인이였던 오빠는 답장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내 감정을 글로 표현했다는 사실만으로 후련했다. 편지지를 사기 위해 문구점에 들어갔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편지지를 골랐다. 샛노란색의 편지지였다.

그 때부터 노란색 편지만을 오빠에게 부치기 시작했다. 이것이 나의 기억 속 집착적 행위의 첫 번째 시작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을 남에게 주거나 내가 가졌을 때 타인이 나를 더 쉽게 기억해 줄 수 있을거라는 단순한 기대감에 노란색에 집착하게 된 것이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에 몰두하지 않는 시간이 두렵고 불안한 나에게 꼬는 행위의 반복은 불안함을 잠식지키고 잠시나마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간이기에 누구나 감정적 결핍에서 오는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나에게 결핍은 주로 주변 관계와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 어릴적 부터 불안정한 인간관계를 맺어왔었기에 성인이 된 지금도 언젠가는 내곁을 떠날 것이라는 불안함을 항상 느낀다. 불안함은 때로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나에게 작업은 어린 아이들이 관심을 갈구하기 위해 울거나 떼를 쓰는 것 처럼 본능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다. 집착과 반복의 부산물인 꼬인형태의 노란색 유닛들 을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심리적 만족감과 안정감을 얻는다.

‘관심 종자’라는 신조어라 생겨날 정도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관심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것은 그 만큼 우리가 서로에게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나타낸다. 나 또한 ‘관심 종자’의 일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나의 모순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인과 깊은 관계를 얻기를 거부하지만, 모든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애정을 갈구해왔었고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늘 상처받고 좌절했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주길 기대했다. 누구도 나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감정 표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일상의 공간, 외로움의 침투

나의 집착이 작업으로 연결된 것은 어머니의 암수술 직후였다. 힘들고 답답했기에 숨통을 트일 무엇인가 필요했다. 작품의 스타일이 형성된 최근 3년 동안 일련의 작업들을 보면 일상적 공간에 노란색 도자 유닛들이 마치 빈 공간을 점령하기라도 하듯이 공간을 빽빽하게 메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노란색 증상, ‘Yellow Symptom’ 이라고 명명했다. 여기서 ‘증상’은 작품 안에서 꼬인 형태의 노란색 도자기 유닛들이 촘촘히 빈 공간을 메우는 환각적인 형태로 표현된다.

즉, 이 노란색 증상은 외로움과 관심에 대한 갈구로 인해 나타나는 공허함, 삶의 빈곳을 메우려 애쓰는 본인의 모습을 대변하지만 아무리 메꾸어도 채워지지 않는 이 공허감은 행동과 결과의 모순으로 나타난다. 이 모순적 행위의 반복은 노란색의 작은 유기체들이 계속 증식하는 듯한 형상으로 표현된다.

나에게 노란색은 노란색이 일반적으로 상징하는 ‘채움’의 의미가 아닌 ‘공허함’을 메꾸기 위한 자기 반복적 행위이지만, 결국 이 공허함은 애초에 채울 수 없는 모순의 반복이다. 이처럼 눈앞에 보여지는 것, 이런 현실과 바람의 부조리적인 상황에서 본인이 말하는 ‘증상’은 정신적 착란의 형태처럼 온 공간이 노란색 유닛들로 가득 채워 지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작품을 통해 타인의 관심을 받는 것이 전부였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관람자들에게 나의 감정 을 전달하고 공감을 얻길바라는 바이다. 또한, 내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면의 상태를 각성하면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종국에는 스스로 위안을 얻었던 것 처럼 나의 작업을 마주하는 모든 사람이 위안을 얻길 바란다.

숙명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과 도자 전공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공예과 도자/금속 전공 학사 졸업
<개인전>
2017. 노란색 증상 – Yellow Symptom 전 / 갤러리 그안
2016. Espace x YellowSymptom 행화탕 프로젝트 / 행화탕
2016. 한평갤러리 기획전 ‘YellowSymptom’ / 리틀파머스 한평갤러리
<단체전>
2017. Artists of Tomorrow 전 / 갤러리 그안
2017. Craftpunk x YellowSymptom 도자 설치 2인전 / 발할라펍
2017. GICB 국제 공모전 기획전 / 한국도자재단
2016. 461km 우리들의 거리 전 / 진천 종박물관
2015. 겨울 희나리 전 / 청파갤러리 I, II
2015. Penvas x Boe 갤러리 ‘House of Young Artist’ 전 / Boe 갤러리
2014. 파도의 바람을 넘어서 전 / 이중섭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전시실
2014. 아시아 현대 도예전 / 김해 클레이아크
<수상>
2017. 2017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국제 공모전 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