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16-21] 신진작가 이 희 경 개인전 차가운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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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신진작가 이 희 경 개인전
차가운 물
전시일정: 2017.5.16(Tue) ~ 5.21(Sun)
전시장소: 팔레드서울 B1층      

본인의 작업에서 몸은 시간과 살아가며 일어나는 사건의 기록이자, 육체적 실존과 유한성을 전제로 세계로부터 지각된 고통과 폭력을 담는 매개이다. 수동적이며 불안하고 상처 난 몸은 모호한 세계의 실재와 원초적으로 맞닥뜨리고 관계 맺으며 인간의 불확실성을 드러낸다. 본인은 그로테스크한 신체 조각을 통해 우리가 인간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그 경계와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질문하고자 한다. 또한 본인은 세계, 사회 속의 개인이 겪어온 세계의 이미지를 들여다보려 한다. 지극히 개인적이나 개인은 또 다른 보편적 인간상이다. 의미를 잃은 세계에서 희미하나마 남은 것은 몸으로 느끼고 닿았던 촉감으로, 신경계를 지나 전달되었던 살의 기억이다. 살의 기억을 직접적인 형상으로 드러냈을 때, 우리가 인간으로 믿는 모습과 차별 되는, 낯설고 기묘하게 변모한 인간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본인의 작업 주제를 ‘파토스’라는 말로 설명 할 수 있다. 파토스는 정념(情念), 충동, 정열 등으로 해석되며 이성 작용을 뜻하는 로고스와 상대되는 말이다. 고대 그리스어 paschein(받다)에서 파생된 말로 근본적인 뜻은 ‘받은 상태’이다. 어떤 사물이 ‘받은 변화상태’와 ‘인간의 마음이 받은 상태’를 의미한다. 수동성, 가변성이 내포되며 그때그때 내외의 상황에 따라 인간의 마음이 받는 기분과 정서를 총괄하여 표현한 말이다. 파토스는 인간 존재의 존재상황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인간 존재의 근원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조리한 세계에서 인간 존재가 겪게 되는 괴리와 낯섦, 충격 등의 정서를 전시공간 안에서 ‘차가운 물’이라는 전시 제목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하나의 오브제가 아닌 연극의 한 장면과 같이 연출 된 공간에서 ‘차가운 물’은 감정의 격정과 광기, 그의 제어 등을 내포하며 본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상황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여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의도하고 있다.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중요한 사건이다. 종국엔 ‘나’의 죽음이 오며 그 여정에 우리는 가족과 친구를 잃어간다. 병들거나 혹은 스스로 택하기도 하는 복잡한 죽음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며, 그러한 사람의 곁에 마치 죽은 짐승에 구더기 고이듯 타인의 죽음에 기생해 살아가는 기이하며 섬뜩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누군가의 부모이며 자식이자 종교인 등의 얼굴을 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회 속에 복잡다단하게 얽힌 인간관계들의 민낯과 감정의 밑바닥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과정 속에 인간의 저열함과 비인간적 면모는 ‘악’이라는 개념으로도 단정 되지 않는 기묘함을 지니고 있었다. 타인 안에 내재 된 비인간성을 마주했을 때의 공포, 혐오와 불안, 기이함은 인간이 얼마나 낯선 존재 일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그 비인간성을 내게서도 발견 할 수 있음은 죽음에 의한 상실감을 넘어 괴리감과 분노, 무력함과 비애 등 온갖 감정을 분출케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죽음과 그 공포는 인간 존재의 숙명이자 보편적 체험임을 절감하였다. 이에 ‘나’와 ‘세계’를 하나로 여겨왔던 생각이 무너졌다.

세계는 이제까지 살아온 세계가 아닌 알 수 없는 낯선 것으로 변모하였다. 이 단절감과 괴리 속에 일어나는 불안은 삶에 대한 모든 의미를 상실케 하고,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케 하였다. 본인은 인간의 근원적인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의문으로 출발하여 세계와의 괴리를 체험한 개인적인 순간을 재현하고 세계와 그 속의 자신을 인식하고자 한다. 세계와 나를 잇는 고통 받는 몸을 인식하는 것,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을 구분 짓는 육체의 동물성, 정신과 몸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불안 속에 그럼에도 살아 있는 몸으로 머물고자 하는 인간의 집요함이 작업의 소재가 되었다.

그로테스크한 신체를 만드는 것은 이러한 체험의 표현이며 심적 이미지를 현실에 가져다 놓는 일이다. 공허하고 파편화된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고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 삶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몸은 존재가 시간과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사건의 장소이자, 육체적 실존과 유한성을 전제로 세계로부터 지각된 고통과 폭력을 담는 매개가 된다. 정신의 고통에 육체가 파열되고, 육체의 고통에 정신이 분열되는 개인적인 체험은 정신과 육체가 구분되지 않는 살로 뒤엉킨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테스크한 신체조각은 우리 자신의 몸이 지니는 불확실성을 드러낸다. 상처 난 몸은 모호한 세계의 실재와 원초적으로 맞닥뜨리고 관계는 매개체가 된다.

본인의 작업에서 인물 조각들은 어떤 상황에 빠져 있다. 이 가정 된 인물은 대체로 고통 받고 있다. 고통을 통해 자신의 육체와 동물적 본질을 일깨운 그는, 세계를 살아온 것이 그의 이성이 아닌 신체였음을 자각한다. 즉 죽음의 영역인 고통을 통해서 살아 있는 신체적 존재로의 자신을 깨닫는 아이러니에 빠져있는 것이다.

주어진 세계를 그저 체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수동적 상태 속에서 인물은 이성적이고 주체적인 인격체가 아니라 원초적 살로 살아간다. 인물은 숙명으로 주어진 세계 속에 변이하고 일그러지고 상처 받는다. 수동적이며 불안하고 기형적인 신체 만드는 것은, 몸의 기억과 세계와 인간의 낯섦을 체화 시키고 삶의 또 다른 이면을 물질화하여 드러내는 방식이 된다.

인간은 죽음의 순간에서만 온전한 자신을 마주한다. 때때로 우리는 자신이 소멸 당하고 위협 받는 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불안과 삶의 비인간성이 자신도 모르게 기록된 몸, 그리고 알 수 없는 생경함 속에 변형 되어진 신체 조각은 본인이 감각하고 지각한 세계에 대한   언어로 정의 할 수 없는 무엇이다. 몸으로 겪고 체험한 본인과 세계에 대한 이미지는 이상적 신체와 거리가 멀다. 정상적 신체는 하나의 속임수 일뿐이며 B급 컬트 영화와 같이 그로테스크하며 조악한 신체야말로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과 가까울지도 모른다. 세계와 인간 존재 사이의 숙명적인 부조리, 인간 사회 안의 부조리, 여러 모순에 뒤엉킨 인간에게 본질은 필요에 따라 왜곡되고 강요되며 학습된다. 그 겹겹이 쌓인 구조 속에 휩싸일 때, 그리고 그 휩싸인 사회와 누군가에게 폭력 될 때, 복잡다단한 이유들이 엉켜 도무지 실체를 알 수 없는 순간에 인간은 기묘하고 낯선 존재로 자신을 드러낸다. 이 불협화음 속에서야 우리는 이 세계의 한 면이나마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희경

2016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도예과 졸업

2009 단국대학교 도예과 졸업

그룹전

2016

– RELOAD – 다시 장전하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 김해, 한국

2014

– 리필(ree-feel), 갤러리 소항(소금항아리), 파주, 한국

– 일타삼피 展, 홍익대&경희대&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 도예 비평 展,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서울, 한국

–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 학위청구展,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 아시아프 (ASYAAF) 1부, 문화역서울 284, 서울, 한국

2013

– THE CERAMICS, 갤러리 이도, 서울, 한국

– Contemporary ceramic arts in Asia Exchange of the new Generation 1부: 가 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일본 / 2부: 아이치현 도자 미술관, 일본

2012

– Take out Ceramics,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서울, 한국

– NEW SITE-East Asian Young Generation Ceramics Exchange Exhibition, 잉거 도자박물관, 대만

– Interaction-경희&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비평展, 경희대A&D갤러리, 수원, 한국

2011 아시아프 (ASYAAF) 2부, 홍익대학교 HOMA, 서울, 한국

 

레지던시

2016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2016,9,1 ~ 2017,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