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10-15] 신진작가 헤나윤 개인전

yunhjslider

전시제목: 신진작가 헤나윤 개인전
전시일정: 2016.5.10(Tue) ~ 2016.5.15 (Sun)
전시장소: 팔레드서울 B1

헤나윤 작가는 자신의 몸을 그리기 도구로 사용해 작업하는 작가이다. 전시장은 작가의 드로잉 외에 작가의 행위를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그 영상 속 작가의 반복적인 행위와 그 행위로 인해 발생되는 소리를 듣다보면 묘하게 정신이 비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비워봤자 다시 갑갑한 세상으로 치열하게 살아가게 되겠지만 말이다. 잠시만이라도 비움을 경험하는게 작가의 바램일 것이다.

십 수 년 전 그림을 그리던 나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칠하여 재현하는 형식의 회화는 어느덧 허상의 뒤꼬리를 쫒고 있는 날개가 꺾인 새와 같이 느껴졌다.
이 후 십여 년간 글, 빛, 소리, 건축, 패션과 신체가 함께 살아 꿈틀거리는 퍼포먼스에 빠지게 되었고 런던에서 오랜 생활 끝에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 한참을 그렇게 작업하며 뜨겁게 살고 있었다.

2009년 어느 겨울날 불이 났다. 미디어 속에서만 보던 모든 것이 타버린 그런 잿더미가 우리 집이 되어버린 현실에 머리가 멍해지고 몸은 아득해졌다. 그동안 모아오고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검게 타 아스러져 버렸다. 문득 내가 하고 있는 작업이란 것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어차피 이렇게 바스러져 사라질 것인데 굳이 생산에 아등바등, 보여주기 위해 쌩쌩쌩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렇게 나는 잠시 작업과 멀어져 갔고 초콜릿을 만들고 디자인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였다. 또 다른 6-7년의 시간이 흘러갔다.
이 비움의 시간 중 내가 친해진 것은 종이와 연필이었다. 만져지는 형체가 있는 것을 제작하기는 무의미해 계속 그리기만 했고 초콜릿을 감쌀 종이를 위해 또 계속 그리기만 했다. 디자인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아이디어를 종이 위에 끄적거렸다. 무작정 종이라는 평면에 그리기를 반복하다보니 오히려 마음이 평안해졌다. 먼 옛날 동굴에서 동물의 포획과 번식을 기원하며 벽화를 그리던 이들의 주술적 행위처럼 어느덧 나도 더 이상 그리지 않던 이에서 다시 그리는 행위를 실천하고 있는 이로 회귀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능인 것이다. 인간 본연의 본능적 행위. 십 수 년 만에 나는 다시 그리기, 회화에 대한 질문으로 세계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피지컬페인팅
‘그린다’라는 것은 결국 몸과 정신을 이용한 행위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많은 작업들이 ‘손’이라는 제한적 신체범위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나는 이러한 제한적 상황을 신체와 오브제를 결합하여 생산해내는 다양한 방법적 제안을 통한 퍼포먼스와 회화의 이종결합을 상상하고 실현하고자 한다.
이 상상적 재현은 퍼포먼스의 한 장르인 피지컬 씨어터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여러 신체언어를 사용해 표현해 내되 정해진 텍스트가 아닌 직접 고안해낸 행위들을 이용한 시각적 언어. 전통적 연극-씨어터 문법과 제 4의벽을 파괴하고자 하는 정신. 관객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퍼포먼스 실현. 나는 이러한 피지컬 씨어터의 핵심요소들을 회화와 결합하여 피지컬페인팅이라 정의하고 연구하고자 한다.
전시 ‘결여의 제스처’는 피지컬페인팅의 첫 걸음이다. 결여의 제스처, 풍요의 땅, 허공을 위한 드로잉의 3 act(막)으로 구성된 작업은 버려진 극장, 집, 공사장 등에서 촬영된 행위들과 드로잉으로 피지컬페인팅에 앞서 피지컬드로잉적 접근을 시도한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3 act를 관통하는 주요 쟁점으로 ‘결여’라는 키워드가 존재하는데 영상 속 나는 화가이자 퍼포머로서 끊임없이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그리는 제스처와 행위를 행하지만 실제로 그려지지는 않는, 비움의 행위를 하게 된다.

의태된 퍼포머.
라캉은 응시를 기술하면서 로제 카이와의 동물생태학에서 위장-의태 현상을 주목했다.
곤충이나 짐승이 주변 환경의 색채나 이미지를 받아들려 위장하는 의태는 사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를 빗대어 유기체는 공간의 일반화된 응시의 힘에 굴복하여 자신의 유기체적 경계감을 상실하고 모방이라는 행위를 통해 주위 생태에 융화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화가/퍼포머의 행위는 이러한 유기체의 의태현상과 닮아있다.
오브제와 결합된 신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그리고자하는 욕망을 모방하고 위장하며 끝이 없는 반복의 사이클을 돌고 있다. 이렇게 계속 반복되지만 결국 이미지는 그려지지 않는다.
‘드로잉 도구로서 증폭된 몸’에 등장하는 변형된 오브제와 신체의 미끄러지는 드로잉 행위들은 이러한 의태된 동물적 신체를 담아낸 작업이다. 무한의 그리는 행위를 시도하지만 물성에 의해 결국 그려지지 않는 일종의 위장의 드로잉인 것이다.
‘결여의 제스처’ 속 나는 다시 이런 위장의 드로잉을 통해, 마술적 의식을 통해, 행위를 통해 비워내야 했다. 그리고 ‘풍요의 땅’에서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의 노동의 행위를 통해 캔버스 천에 반복되어 생성되는 비회화적 회화의 잉태를 시도하며 보이지 않는 감각의 제스처를 찾고자 했다. 여기서 캔버스 천은 더 이상 페인팅을 위한 발판이 아니라 순수한 행위의 무대가 되고 이 무대는 갤러리 벽에 영광스럽게 걸리는 대신 차곡차곡 개어져 행위의 유물로 남게 된다. ‘허공의 위한 드로잉’은 글과 드로잉으로 표현되는 초현실적 상황들에 대한 제안으로 각각의 장면들은 태양, 식탐, 불안한 의자, 소리, 사랑, 초콜릿과 군중 등이 만들어내는, 행동을 지시하는 언어로서 촉발되는 상상적 드로잉을 담고 있다. 여기서 제안하는 드로잉의 행위들은 실제 공공 미술이나 연극적 퍼포먼스로 실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헤나윤

Education
2015 홍익대학교 회화과 박사과정, 서울, 한국
2006 MA ‘Scenography’석사 (현 Performance Design & Practice), Central Saint Martins(UAL), London, UK
2005 BA ‘Theatre: Design for Performance’ 학사 (현 Performance Design & Practice), Central Saint Martins(UAL), UK
2000 홍익 대학교 회화과 입학 (2001년 런던으로 도영)

Solo Exhibition/Performance
2016 <결여의 제스쳐> 신진작가초대전, 팔레드서울, 서울, 한국
2009 퍼포먼스/설치, 살롱드미스홍 갤러리, 서울, 한국
2007 바비칸 센터 영아티스트, 퍼포먼스/설치, The Window Gallery, 런던, 영국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13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2011 <부산 국제 비디오 아트 페스티벌> 대안공간 반디, 부산, 한국
2009 <하이쿠2009> 오키나와, 일본
2008 <멋진-기억-전염> 숲갤러리, 서울, 한국
2008 ICA, 런던, 영국
2007 ICA, 런던, 영국
2007 ACT ART 퍼포먼스/설치전시, London Bridge, 런던, 영국
2007 퍼포먼스 기획, Hedges & Butler, 런던, 영국
2006 Scenoworks 페스티발, White Lab, 런던, 영국
2006 크리코테카 Krzysztofory 갤러리, 크라코우, 폴란드
2006 A Festival of Contemporary Performance, Camden People’s Theatre, 런던, 영국
2006 <Gods, Heros, Man and Chaos> 퍼포먼스/설치전시, Lotos 주최, The Window Gallery, 런던, 영국
2006 크리코테카 주최, Krzysztofory 갤러리, 크라코우, 폴란드
2005 Cochrane Theatre, 런던, 영국

Selected Experiences
2013-2015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디자인 영상학부> 겸임교수
2015 <기초디자인 교과서> 출간. 안그라픽스 공동저자
2010-2013 <쇼콜라에오브제> 초콜릿-디자인 워크샵 Creative Director
2012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 모바일 오피스 선정
2009-2010 중앙대학교 조소학과 출강 (영어 원어 강의)
2010 게스트 스피커
2006-2009 animate:SPACE [London based performance company] Artistic Director
2007 RMJM [International Architecture Firm], Design Forum 게스트 스피커
2007-2008 런던 패션 위크 , Scenographer
2007 Beatersea Art Centre, Scenographer
2007 미디어 워크샵 리더
2005 Groundwork Festival, 미디어 디자인
2004-2005 <보그 코리아> 월드 리포터
2004 Beatersea Art Centre, 미디어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