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3-10] 김미숙 개인전 . ‘마녀사냥’展

Kimmsslider

전시제목: 김미숙 개인전 . ‘마녀사냥
전시일정: 2015.10.03(Sat) ~ 2015.10.10(Sat)
전시장소: 팔레드 서울 F1

수묵의 면은 맑고 투명한 피부로 담고 마음의 농담인 한은 눈에 담겼다.

여성의 초상화를 선보인 동양화가 김미숙 작가의《마녀사냥》개인전이 10월 03일부터 10월 10일까지 팔레 드 서울 제 1전시관에서 열린다.

마녀라는 메타포로 표현된 이번 전시는 진실과 상관없이 지목되어 희생된, 마녀를 따돌린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적 통합기제로 사용되었던 마녀사냥의 모순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마녀라는 비현실적 존재가 작가에 의해 한이라는 인간사의 농담을 부여 받고 특정한 사태를 은폐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희생당한 이들을 대변하여 타상과 자상에 찌든 시대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현실적인 존재.. ‘마녀’

사람들은 ‘마녀’라는 비현실적인 존재를 논리적으로 만들어낸다.

마치 존재하지도 않는 사실들을 모두 진실인 것처럼 뒤집어 씌워 진실을 보지 못하게 눈을 멀게 한다.

 

마녀사냥을 통해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시대의 불안요소들로부터 시선을 돌리거나 스트레스 해결방안으로 삼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것을 넘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우, 여론몰이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내세우는 희생양을 만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는 속도와 함께 사람들의 반응속도도 빨라지는 만큼 상처받는 사람들은 늘어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보다 더 넓은 비현실적인 공간이 생겨버린 것 같다.

현실과는 다른 가상공간이 급속도로 넓혀 가면서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 비현실적인 공간 에서 상처받는 사람만 있을 뿐.. 치유해 주는 사람은 없다.

 

작품 곳곳에는 확연히 혹은 비밀스레 그 의미를 담고 있다.

여리고 아름다운 여성이란 희생양과 화려하게 핀 모란, 투명한 눈가리개의 상징적 요소들은 정지되어 정적이 흐르는 듯한 공간에서도 그 의미를 드러내며 빛을 발한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외부적 사건들이 나도 모르게 나를 향한 화살로 돌아오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면, 이들의 눈빛과 무표정한 인상에서 느껴지는 냉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함을 넘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애절하게 빛나는 눈빛에서 개인의 슬픔만이 아닌 동시대의 슬픔을 함께 느끼고 싶다.

누군가를 치유해줄 순 없더라도.. 상처주지 않는 그런 삶..

지금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

여인의 여인

 

이주희

 

마음의 농담이 한(恨이)다. 농담이란 짙고 무름의 정도인데 인간사의 짙음과 무름이 마음에 작용해 얻어지는 것이 한이다. 한의 이야기 중 맺힘과 맺음이 있다. 맺힘의 농담은 타(他)에 의한 것이기에 타상(他傷), 맺음의 농담은 스스로에서 온 것이기에 자상(自傷)이라 부른다. 이러한 한을 가졌거나 수집하고 다루는 자가 마녀다. 마녀가 서양의 것이라면 동양에는 무녀(무당)가 있다. 동서양의 마녀(무녀)들은 수집된 한을 빌어 자신의 생을 이어간다. 오해로 인해 마녀라는 이름으로 배척, 격리된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나 그녀들은 늘 인간사와 밀접한 곳에서 제의를 관장해 왔다.

김미숙은 2011년 《恨》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초상화를 선보였다. 주로 흉상에 집중된 이 시기의 작품에서 작가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마를린 먼로, 안젤리나 졸리 등 해외 유명 여성들을 화폭 안으로 불러들였다. 그녀들은 모두 가체를 얹고 큰 비녀를 꼽았으며, 배경이 된 훈민정음 앞에서 자신만의 상징적인 표정을 지었다. 한국 여성의 격식과 복장 안에 그녀들이 들어온 셈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한국의 전통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했던 사회적 계약과 여러 제약의 바깥에서 입신(立身)을 실현한 여성이었다. 시대의 격식에 조화되지 못하는 여성이거나 새로운 여성과 이에 닿지 못하는 구시대 격식의 병치가 화폭 안에서 이루어 졌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아는 한 가진 여인들의 주된 유형이었고 이와 더불어 한을 수집하는 이들을 우리는 마녀라고 불렀다. 그 시기까지의 작업은 한의 이야기 중 타상(他傷)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번 전시 《마녀사냥》에는 전과는 변모된 여성 초상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길고 지난한 시간을 여성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그리는데 할애해왔다. 이러한 시간이 작가에게 화폭 위의 표현기법과 조형적 완성도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시간을 따르며 작가는 손끝에 농담을 담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농담의 근원지는 인간사를 지나며 형성된 작가의 마음이다. 그녀의 마음에 드리워진 한을 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성립은 작가의 말처럼 “그림이 자랐기 때문”인데 더불어 자란 것은 작가 자신이기도 했다. 자라난 또 하나는 그녀의 여인들이다. 작가와 함께 어린 그녀들이 여인이 되었기 때문에 그녀들을 ‘마녀’로서 불러올 수 있게 되었다. 타자적 정체성의 ‘맺힘’이 즉자적 정체성의 ‘맺음’으로, 이는 곧 작가가 지닌 한의 맺음이요 또한 타상에 이은 자상(自傷)의 구현이기도 했다.

이러한 구현에 있어 작가는 동양화, 수묵기법의 전형을 살려 주제에 무게를 싣지 않는다. 작업은 큰 틀에서 발묵-채색-배접에 이르는 전통 동양화 기법을 고수한다. 하지만 그녀의 ‘마녀’들에게서 단정적인 동양화적임을 찾기란 쉽지 않다. 회화적인 조형 보다는 면(面)의 깊음과 선(線)의 도드라짐이 전통 동양화와 성격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수묵의 면은 맑고 투명한 마녀의 피부가 그리고 대조적으로 발색하는 입술이 되었다. 오늘날 여성에게 강요되는 순수함과 가녀림을 드러내기 위함으로 마음의 농담인 한은 눈에 담겼다. 또한 하나의 획은 곧음의 의지를 드러내기 보다 세필의 선이 되어 얇은 여인의 머리카락으로 신체의 내/외부를 구분짓는 아슬아슬한 경계로 변모했다.

전통적으로 동양, 한국의 초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머리모양과 복식, 장신구 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피력한다. 김미숙 초상화의 전반부에서 의복(옷을 입지 않은 것 까지)과 가체, 비녀 등의 장신구는 등장인물의 정체성과 동시에 격식과의 대비를 보이며 의미의 파생효과를 낳았다. 《恨》에서 《마녀사냥》에 이르는 전시 동안 머리 위의 가체 대신 마녀들의 진짜 머리카락이 묶이거나 어깨 밑으로 흘러내렸고 머리 위에는 모란이 피어났다. 치장된 모습 보다는 최소의 꾸밈으로 마녀들의 여리고 창백한 존재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며 실재한다. 한국의 초상화에는 이러한 조형적인 요소에 한 가지 특수한 사조가 초상화의 깊이를 더한다. 전신(傳神), 즉 인물의 인격과 정신까지를 담는 것을 초상화 중 높은 수준의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작가는 일찍이 ‘그린다’는 행위를 선택했고 이로써 여성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구현해 왔다. 이는 단순한 구현의 행위이기 보다 여성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가꾼다는 방향성을 가진다. 또한 작가가 마녀라는 가상의 주체를 화폭 안으로 불러들이며 한을 돌보는 방식으로 작가의 내적인 제의이자 새로운 유형의 전신이다.

‘맺힘’과 ‘맺음’이라는 한의 이야기에는 ‘풀림’과 ‘풂’이 상응한다. 마녀라는 비현실적 존재가 작가에 의해 한이라는 인간사의 농담을 부여받고 실재하게 된 것은 ‘타상’과 ‘자상’을 지나 ‘풀림-풂’이라는 한의 맺음을 위해서다. ‘타상’과 ‘자상’에 찌든 현실은 시대의 불안요소들의 제거를 위해, 때로는 여론몰이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마녀사냥’을 실행한다. 마녀는 한의 주인임을 자처한다. 또한 수집하고 다루며 생을 이어간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누군가를 치유해줄 수는 없더라도 상처주지 않는 그런 삶”을 사는 것이다. 어쩌면 마녀사냥이라는 대의를 위해 암묵적으로 오해 되어진 게 마녀일지 모른다. 작가에 의한 마녀의 불러들임과 그 끝은 한의 ‘풀림’과 ‘풂’의 어느 곳일지도 모르고 어떤 오해의 ‘풀림’과 ‘풂’의 지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도 끝을 알 수는 없다. 어쩌면 전시장에 마녀를 불러들이고 마녀사냥을 시작하는 것은 작가 자신이며 이것이 새로운 제의의 출발일지도 모른다.

김미숙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5. ‘마녀사냥’展 (팔레드 서울)
2011. ‘ 恨 ’ (갤러리 신상)

그룹전
2015. ‘연결고리’展 (한벽원 미술관)
2015. ‘ 無 ’展 (프랑스 낭뜨 갤러리)
2015. ‘상상 번지점프’展 (Art Company GIG)
2014. Postcard Show (뉴욕 A.I.R Gallery)
2014. SPRING FEVER. 3인초대전 (학아재갤러리)
2014. Artexpo New York
2013. ‘ 無 ’展 (성산아트홀)
2013. 국제 현대회화 교류展 (뉴욕 Bes Gallery)
2012. 한.중 현대회화 교류展 (중국 베이항 예술관)
2012. 대한민국 현대한국화 국제페스티벌 (대구문화예술회관)
2011. 서울 deco fair ( COE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