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3-24] 황성준_Stone Taught Me to 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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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황성준_Stone Taught Me to Fly

전시일정: 2015.05.13(WED) ~ 2015.05.24(SUN)

전시장소: 팔레드서울 1-2F

황성준 작가는 오래 전부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주제를 다루어 왔다. 작품은 시각이 습관적으로 판단하는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작품은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습성화된 자동적 판단을 의심하게 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식의 문을 연다.

작품은 캔버스 저편에 갇힌 사물의 부분이 내부에서 밀고 나와 화면의 경계에 닿으면서 만드는 장력과 형태에 집중하게 한다. 사물과 캔버스가 닿은 면은 숨겨진 사물과 상관 없는 새로운 형태로 기록되면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기록은 종종 프로타쥬, 즉 재료 표면의 질감을 이용해서 흑연과 같은 재료를 마찰시킨 흔적으로 남기는 기법으로 제작된다. 이 기법은 표면의 요철을 통해 형태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촉각적이다.

작품들의 표면은 얇은 은박으로 덮여있다. 은빛 표면은 사물의 무게감과 질료를 감추고 본래와 다른 새로운 물성으로 탈바꿈 시킨다. 연금술에서도 금과 은은 태양과 달을 상징하며 가장 순수하고 고귀한 본질로 보았었다. 작품에서 은이라는 재료는 우리의 선입견을 넘어 사물의 순수한 본질로 환원시키고자 작가가 사용한 메타포이다. 그러나 작품에 사용된 장치와 상징들은 언어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은의 메타포를 알지 못해도 단색의 표면에 흔적이나 요철이 입혀지면서 역설적이게도 감각적으로 순수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숨은 숨(Breath in Breath)>라는 작품의 제목은, 사물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한다. 시각적 감각은 얇은 은박이라는 재료, 스크린과 같이 물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표면만을 파악한다. 그러나 황성준의 작품의 이면에 숨겨진 대상은 시각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오히려 숨겨진 사물들은 본연의 이름을 잃고 은빛 표면 뒤에 숨어서 달, 우주, 사다리 등 각자의 마음 속에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현현한다. 이렇게 우리가 믿고 있는 이미지의 허상 혹은 본질, 그리고 또 다른 믿음이 만들어 내는 다른 허상 또한 본질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렇게 발견한 세계는 어쩌면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낯설고 불편한 곳일지도 모른다. 그 낯섦이, 낡은 몸과 공간과 사물의 소통을 새롭게 하는 자유를 선사하길 기대해 본다.

Trace to Trace

손 때 묻은 물건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시간의 흔적.

지난 기억들을 불러일으키는 낯익은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흔적. 우리 주변의 사물과 공간들 속에 녹아있는 정서의 환기들은 우리 존재의 기록이며 기억이 되어 다가온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사물과 공간에 녹아 있는 삶의 흔적을 찾아내서 새로운 의미로 재문맥화 시키는 과정이다.

오브제들은 천에 씌워져 부분적인 흔적만을 드러낸 채 화면아래 숨죽이며 정지해 있다. 감추어진 여백의 강한 잠재적 에너지는 무한한 확장을 암시한다. 프로타쥬에 의해 화면 위로 드러나는 존재의 흔적은 실체와 또 다른 실재의 경계를 확인 시켜주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 이 때 존재와 부재, 가상과 현실을 경험하며 또 다른 존재의 가능성을 예감해본다.

시간적 표면을 떠올린 공간의 흔적

 김미진 (세오갤러리 디렉터, 홍익대미술대학원교수)

 

황성준은 바닥이나 벽 위에 천과 종이를 놓고 문지르는 프로타주 기법으로 공간의 흔적을 화면에 드러나게 하는 작업을 토대로 평면과 설치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는 2010년 동안의 전시과정 프로젝트인 세오 갤러리 <접속지대>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개인전으로 평면 안에 공간의 이중성을 표현하는 회화와 조각의 혼합형태를 띠는 작업들로 구성된다.

사람들이 드나들며 사용하는 일상 공간 안에서 이미 존재하였던 사건과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흔적들에 관한 시공간적 조합을 실험하는 스케치에 해당하는 지난 전시의 결과물을 이 전시에서는 완성된 회화의 공간으로 만날 수 있다.

황성준은 실제 차를 마시는 테이블 위에 스푼, 포크, 나이프라는 도구를 놓고 그 전체를 캔버스 천으로 싼 다음 연필로 프로타주 하며 화면에 흔적을 만든다. 그리고 일상의 테이블로 계속 사용하게 하여 사람들을 작품 속의 낯선 환경에 마주치게 한다. 테이블은 차를 마시면서 흘러나온 찻물, 커피자국이 생기고 만져서 나는 흔적과 또 그 위에 낙서까지도 하게 되는 인터렉티브 적 요소가 함께하며 작가, 사물, 관객들의 시간성이 합쳐진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작품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나 이내 숨겨진 포크와 나이프 도구들을 만지며 새로운 촉각의 경험하기 위한 재미로 그것의 자리를 옮겨 놓는다. 캔버스 천안에 들어 있는 오브제들은 바깥의 갑작스러운 무작위적인 행위에 의해 흐트러지며 본래 자리들을 이탈하나 곧 그 안에서의 조화를 만들어 나간다. 테이블 위 캔버스 천 안쪽과 천 자체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흔적,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 나가는 불특정다수의 차를 마시고 테이블을 사용하는 사람들 세계의 관계를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은 것이란 레이어로 이루어진 세상법칙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작업으로 공간을 위해 정추로 향하는 가는 선만으로 주변공간을 단절시키며 과거의 공간을 드러내 보이는 현상작업으로 정보로서 기억되고 훈련된 시지각이 만들어내는 실제와 환영을 경험하게 한다. 채집된 흔적들은 껍질처럼 안에 들어 있는 알맹이 혹은 내용물의 정체성을 짐작하게 하면서 동시에 이미지로서 우리 눈이나 생각에서 익숙한 상황을 야기시킨다.

황성준은 공간 안에 존재하는 세계와 그것을 덮고 있는 세계에서 드러내고 있는 안의 흔적을 통해 디지털 정보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메커니즘을 존재론적 시각으로 살펴보게 한다. 이번전시에서 일련의 흰 캔버스에 날카로운 선을 드러내는 시리즈작업을 보여주는데 화면 위에 입체적으로 솟아나온 물체의 끝을 연필로 문질러 흔적을 드러낸 것이다. 튀어나온 부분은 몹시 뾰족해 내면의 오브제는 칼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것은 캔버스와 관계를 만들며 화면 구석으로부터 하나, 둘, 셋의 형체를 만들며 끝없이 긴장된 관계의 연속적인 집합체가 된다. 결과적으로 내면의 물성의 원시적인 힘과 성질은 흰색 캔버스 천에 덮여 순화되고 질서를 만들며 극도로 세련된 구도를 생성하게 된다. 또 한편으로 날카로운 선은 마치 얼굴의 눈, 코, 입을 단순화한 형태로 화면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 한 사람안의 얼굴표정변화에서부터 여러 사람들의 것까지 연상시키는 유머러스한 해석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금속재질의 물감으로 배경이 칠해진 시리즈 작업은 일상의 작은 사물의 모서리나 중앙, 부분을 연상시키는 프로타주형태를 중심에 두고 단색으로 칠한 주변을 팽팽하게 드러내 보임으로 더욱 긴장되고 날카로운 공간이 생성되고 있다. 이 작업도 표면에서 드러나는 이미지만으로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화면 중앙에 둔 두 개의 둥근 형태는 미키마우스의 귀, 눈동자, 터널 등 현존하는 일상의 다양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황성준은 디지털정보시대에서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는 이미지홍수에 빠져 있으며 또한 현실의 세계 안에서 다양한 가상의 공간을 경험하는 소통의 다층적 시공간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을 가장 단순한 예술의 언어로 실험한다. 그는 내면과 외형의 구조 안에 현실과 가상, 사회와 사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 분리되어있으면서 네트워크 상 얽혀있어 순식간에 드러나 퍼져버리는 이중의 아이러니한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표현하고 있다.

드러남과 숨겨짐이라는 서로 다른 세계가 무거움과 가벼움이 아닌 쿨 한 사고로 공존하는 현시대를 황성준은 평면과 입체의 조합이라는 예술언어로 선택하였다. 그는 가까이 있는 주변공간에서 오브제를 발견하고, 나무판 위에 설치하며, 그 위에 천을 덧씌우고, 프로타주하고, 여러 번 배경을 정리하여, 도식화되고 세련된 형태를 완성도 있게 만들어낸 것이다.

화면내부의 자연상태의 거친 실제 사물들은 천을 투과하면서 전혀 다른 모양을 떠올리며 상징적이고 절대적인 새로운 형태를 내보인다. 그러나 자칫 모더니즘이라는 지난 세기의 형이상학적 형식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시에 여러 개를 나열하는 시리즈작업은 하나의 고정된 절대적 시공간에서 벗어난 다양성의 조합과 총체를 요구하는 이 시대의 이상을 대변하는 것이다. 본래의 모습을 숨기며 가장 정화된 부분만을 보여주고 주변과 팽팽한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의 작업은 과학과 기술문명만으로 인류의 행복이 보장된다는 이 시대의 표면적 사고 안에서의 숨겨진 원초적 위험에 대한 경고로도 읽을 수 있다.

황성준은 새로운 매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조각과 회화의 표현 양식과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반복적인 시간적 행위와 함께 절제되고 세련된 형태로 복잡한 이시대적 양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기계문명과 함께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죽음과 지구라는 한정된 시공간속의 존재론적 운명이 그 누구에게나 해당된 보편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황성준은 일상 안에서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실천해 나가야 하는 인간본연의 과업을 질료로 다듬고 칠하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한정된 조건 안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를 얻어내는 숭고한 예술가의 역할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작가다.

황 성 준

1998 San Francisco Art Institute 대학원 졸업
1985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 졸업

개인전
2010 PAUSE (세줄 겔러리)
2009 PAUSE (진선 갤러리)
2008 정·물·풍·경 영상전 (영은 미술관)
2007 Beam in Biim 전 (갤러리 빔)
2007 흔적으로 흔적 (바움 갤러리)
2005 정 ․ 물 ․ 풍 ․ 경 (노암 갤러리)
2003 침묵의 시간 세우기 (경인 미술관)
2001 낮선 꿈 (영은 미술관)
2001 침묵의 시간 세우기 (금호 미술관)
2000 Anchovy 동판화전 (봄 카페 갤러리)
2000 “징”의 탄생을 위한 부화상자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1998 황성준 작품전(문예진흥원 미술회관)
1997 S.Joon Hwang Solo Exhibition(디에고 리베라 갤러리,샌프란시스코)
1995 제2회 황성준 전 (한국갤러리)
1992 제1회 황성준 작품전(인데코 화랑)

단체전
80여회 참가

수 상
1997-1998 캘리포니아 국제 장학금 (San Francisco Art Institute)
1998 David S. McMillan Award , SFAI 졸업전 최고상
1992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988 중앙미술 대상전 특선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
2003 아오모리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 작가(일본, 아오모리 미술관)
2001-02 경안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 작가(영은 미술관)
1999 쥬라시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 작가(미국, 샌프란시스코)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인미술관
금호미술관
영은미술관
쥬라시 Sculpture Park(미국, 샌프란시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