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9-27] 신진작가 공모전_ 김정은 개인전 ‘感性色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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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신진작가 공모전_ 김정은 개인전 ‘感性色彩’
전시일정: 2015.05.19(Tue) ~ 2015.05.27(Wed)
전시장소: 팔레드서울 B1

김정은 작가는 2015 팔레드서울의 신진작가 공모에 당선된 작가이다. 이번이 첫 개인전으로 다양한 색상실험을 통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색채로 감정을 표현한다. 꽃이 피어나듯 색상이 퍼져나가는 형상은 기쁨과 행복이 하나의 중심에서 마음 전체로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작가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으로 규정된 색채가 아닌 자신만의 색채로 감정을 전달한다. 화면은 평면적이지만 금박이나 은박과 같은 재료로 반짝이게 표면을 처리한다. 밝고 화려한 색채와 더불어 반짝임이 우리의 시선을 매료시킨다. 반짝이는 재료를 사용한 것은 빛이 표면에 반사하여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처럼, 작가가 표현한 감성이 화면 위에 머물지 않고 관객에게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꽃의 향기가 퍼져나가듯, 색과 빛이 전달하는 화려한 감성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성색채(感性色彩), 새로운 신비가 깨어나는 주문

 

색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을 종종 ‘마법사(magician)’에 비유한다. 그만큼 색채란 마음을 움직이는 주술적인 힘을 가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초록빛을 마주하면 안정되거나 지루함을 느낄 수 있고, 피처럼 붉은 색과 마주하면 흥분되거나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핑크색은 여성스럽다고 느끼며, 검정에서는 죽음을 연상하는 등, 문화, 교육, 경험, 무의식적 반응 등에 따라 색에 대해 고정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같은 문화,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특정 색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그 느낌이 모두에게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색채는 이성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감성을 움직이는 체험이다. 형상에 앞서 시각적 체험은 색에서 시작되며 색으로 사물을 인지한다. 우선적으로 대상에 대한 색을 인식하며 더불어 부피감, 무게감 등이 종합되어 형상이라는 도식에 도달한다. 인상주의자들의 실험은 우리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색채 속에서도 대상을 명확히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감성의 움직임이 개인적 경험이나 환경 조건과 관계된다는 점에서 색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드러난다. 그만큼 색에 대한 반응과 표현은 한 사람의 고유성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색채의 표현을 접할 때 어떠한 사고나 논리와 상관없이 즉각적으로 마음이 움직이기도 하는데, 강렬하고 긍정적인 감성에 사로잡힐 때 색채의 마법에 걸렸다고 한다. 색채의 마법은 오래전부터 요긴하게 사용되어 왔다. 중세 교회의 색유리창은 어두운 교회 안에서 천국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현란한 회화기법도, 영화도 없던 그 당시의 사람들은 창을 통과해 들어오는 화려한 빛의 향연 속에서 신의 세계에 다가서는 듯한 벅찬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햇살과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이 다양한 빛깔의 유리조각들을 통과하며, 성서의 구절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욱 즉각적이고 감성적으로 신과의 대화를 이끌어 냈으리라.

그러나 색은 시각적 효과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음악적 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색청 혹은 색채음악(coloured-hearing)의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어떤 음을 들었을 때 그 음이 색상으로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런 능력을 말하기 전에 이미 음에 색상이 있다고 보았고, 음색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는 점에서 음악과 색상은 환유적인 관계이다. 과학자이자 색채학자 뉴턴(Newton)은 도에서 시까지의 음계에 빨강에서 보라까지 무지개빛 순서로 고유한 색상이 있다고 보았다. 작곡가 스크리아빈(Alexander Nikolayevich Scriabin)은 자신의 음악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에 색채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서양의 신비주의 전통과 관계가 있다. 색채와 음계, 몸과 세계의 에너지가 대응한다고 보았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프리즘에서 파생되는 무지개색처럼 하나로 귀결되는 우주 에너지의 발현이라는 생각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이 모든 감각적 실체들이 색상과 관계가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각적 색채를 넘어서 사람마다 음, 맛, 숫자, 촉감, 냄새 혹은 문자 등에 색채를 느끼는 능력을 갖기도 하는데, 이를 색채공감각이라고 한다. 그만큼 색채에 대한 감각은 청각을 포함하여 여타의 감각들과 긴밀하게 관계되어 있으며, 언어적이지 않은 일차적 감정의 반응들을 이끌어 낸다. 스크리아빈이 음악으로 색채를 보여주려 했던 것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경험을 색으로 대체하여 전달하는 실험이었다.

 

김정은 작가는 감정을 일으키는 심상 중에 내적인 미적 체험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색채로 보았다. 작가는 이러한 내적 체험을 색채로 이미지화하여 표현한다. 작품의 형상은 꽃처럼 보이나 실은 외부의 어떤 형상이나 색채가 아닌 내부에서 일어나는 감성을 색채로 표현한 것이다. 꽃이 중심에서 외부로 꽃잎을 펼치듯이 한 곳에서 일어나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에너지를 이미지로 형상화하였다. 작가는 글자나 음에 빛깔을 느끼듯 특정한 감각에 색상을 부여하였다. “산뜻한 붉은 계열의 색은 행복의 색상으로, (작가 내부의) 차가운 감정의 뭉치를 상쇄하기 위해 리드미컬한 색감의 덩어리로 표현하였고,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노랑은 그 안에 꿈틀대는 에너지로 평온을 찾기 위해”사용하였다고 한다. 작품은 이렇게 작가 내적인 감정의 극복이며, 부정적인 감정을 물리치는 긍정의 에너지이다. 감정을 상쇄하는 방식으로 색상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각각의 색을 특정 감각으로 인식하는 고정된 틀을 넘어서서 작가만의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감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앞서 말한 사회, 문화, 경험적으로 학습된 색상에 대한 규정된 감각을 전혀 다른 색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선입견을 넘어서도록 이끄는 것이다.

각 작품은 작가 개인의 행복한 순간에 대한 순간적 감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사건이 아닌 감정의 단편들을 색감으로 기록하여 전달하고자 한다. 이는 사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의 감정을 색감과 에너지로 표현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기 마련이며, 영겁의 시간 속에서 순간의 구체성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작가는 기쁨의 순간들의 이유나 물리적 계기가 아닌 작가 자신이 대면한 희열만을 정제해서 남기려 한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은의 작품은 순간적으로 피어나는 기쁨의 에너지를 포착하여 보존해 놓은 박제품(그러나 생생하게 살아있는)같은 것이다.

 

작품에는 매혹(魅惑), 몽몽(夢夢), 선(旋), 상사(相思), 망아(忘我), 허심(虛心) 등의 제목이 붙어 있다. 작품 하나하나의 이미지는 제목에 대입되는 감정상태의 표현이다. 각각의 작품을 언어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의미 없는 작업일 것이다. 언어적으로 표현될 수 없는 감정의 응축물이기 때문이다. 제목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진지한 내적 성찰이 숨겨져 있다. 자심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에너지와 색상에 집중하여 그것을 응축된 이미지로 이끌어낸 것이다. 꽃의 형상에 금박 혹은 은박이 사용되어 화려하게 뻗어나가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꽃이 아니다. 꽃이 피어나는 이미지에서 연상되는 펼쳐짐을 시각화한 것으로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을 포착하여 형상화 시켰다. 작품은 있는 그대로 느끼며 색채와 그 방향성을 따라가며 작가의 심정을 공감하면서 이해하게 된다.

한편 작품은 음악적 요소라는 공감각을 이끌어 내는데, 평면적인 빛의 향연 속에 금박 혹은 은박을 사용하여 기존의 원근법적인 공간이 아닌 또 다른 공간감을 연출한다. 스테인드글래스를 통과하는 빛은 어두운 교회 안에 빛이 점유하는 공간을 만든다. 이 또한 하나의 공간으로 화면이라는 표면 내부로 난 깊이의 공간이 아니라 외부로 펼쳐진 공간이다. 이와 조금은 다르지만, 김정은의 작품에 쓰인 반짝이는 재료는 빛을 화면 외부로 튕겨내면서 또 다른 심리적 공간을 느끼게 한다. 회화의 깊이감이 화면 내부로 침잠하게 하여 표면을 다른 세계로 침잠하게 하는 계기 혹은 창문으로 기능하는 것과는 달리, 김정은은 내부에서부터 빛을 뿜어져 나오게 하여 직접적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창문 내부의 이야기는 그 안에 들어가서 감상하고 소요해야 하지만, 이 작품들은 내면을 이끌어 내어 외부로 확장하고자 한다.

 

작가는 “눈이 아닌, 익숙하게 표준화되어 느껴지는 감정들과 색감들이 아닌 감성으로 느끼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외적 세계에 대해 쉽게 속단하고 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쉽게 그것을 어떤 도식, 규격, 표준으로 규정하곤 한다. 그러나 작가는 새로운 눈, 즉 ‘마음의 눈’으로 느끼고 싶어 한다. 그것은“오감이 아닌 감정과 느낌으로 전달되어지는 에너지로 색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습관적인 오감에 의한 인식보다는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하나의 에너지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은의 작업은 하나의 실험이며, 그 과정 중에 있다. 아직은 감정을 완벽하게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최근의 작품은 조금 더 설득력 있고 다채로운 색상들이 엿보인다.

이번 전시 작품은 자신이 느낀 아름다운 심상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연구의 첫 결과물이다. 색채의 마법이라는 말이 쓰인다고 하지만, 마법의 세계는 사라진지 오래다. 모든 것이 해석되고 규정되어 더 이상의 신비는 남아있지 않다. 모든 것은 언어 혹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경외감 보다는 두려워하거나 외면할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혹은 매순간 신비로운 감정을 느끼곤 한다. 사랑, 환희, 기쁨, 행복의 느낌은 말이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정은 작가는 언어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감정을 색채라는 주문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새로운 마법의 시작이며, 신비가 깨어나는 순간이다.

큐레이터 이수

본인의 작품은 이성에 얽메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통한 감성색채를 표현하고자 했다.

요즘 시대는 각자가 가진 마음의 자발성과 자율성이 강조되고 개인의 개별성과 개인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본인의 작품에선 그 주된 관심사는 색채에 두었다. 메를리 퐁티는 세잔의 몇몇 그림을 언급했다. 세잔의 그림은 기존의 경험을 넘어 색으로 형태를 부여하며 대상의 또 다른 본질에 접근한다 하였다.

그래서 보이는 형상과 색을 넘어서 본인의 내재적 느낌의 표현을 색감으로 나타냈다. 감성을 표출하였지만 그것이 이성과는 무관한 또 다른 객체는 아니었다. 이성과 감성은 하나로 연결된 끊을 수 없는 고리로 본다. 다만 감성은 이성이 갈 수 없는 다른 문을 열어줄 뿐 이것이 서로가 분리되는 것을 아니다. 본인의 작품에서 캔버스 안에 따뜻한 색감을 채움으로서 차가운 감정의 뭉치를 붉고 분홍의 산뜻한 계열의 색으로 행복의 감정을 리드믹컬한 색감의 덩어리로 표현하였고, 노랑의 두드러지는 색감의 표현은 그 안에 꿈틀되는 본인의 평온을 찾고자하는 잠재된 생각을 담아내었다. 그래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색감과 모양 그리고 사물들을 표준화 되어진 생각의 틀을 깨고 오감이 아닌 감성으로 그 안의 색감으로 가득 채웠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보이는 그대로를 믿어왔다.

내가 보는 것, 생각하는것 그리고 배운것들이 전부인양 그렇게 지내왔다.

최근 과학의 발전으로 모든것은 빠르게 변화해가고있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이성이 지배할 수 없는 영역이 많다.

도덕적인 윤리성도 개개인의 사고방식도 다양한 개성 표출 방식으로 바뀌어 나가고있다.

그래서 나는 내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른 시각으로 다른 생각으로 바꿔보려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꽃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쁜 색감들과 생김새..

눈이 아닌, 늘 표준화되어 느껴지는 감정들과 색감들이 아닌

감성으로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오감이 아닌 감정과 느낌으로 전달되어지는 에너지로 색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화려한 색감 속에 감춰진 절제된 감정들을 그려나갔고,

차가운 색감 안에 내제된 따뜻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너무나 절실히 원하지만 우리를 묶고있는 틀안에서 벗어날 수 없게하는 현실 속의 고통을

켄버스에 쏟아내었다.

행복했던 순간의 감정을 잊고 싶지않아서 떨림의 감정을 리드믹컬하게도 표현하였다.

꽃이지만 꽃이아닌 색감의 뭉치 속에서

강열한 감정을 뿜어낸다.

이러한 색감들은 또 하나가 되어 생각과 기억을 깨어나가고 있다.

내 그림을 보는 이들과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고.

다른 세상을 그리고 다른 생각을 갖고 싶었다.

나를 지배하는 나의 생각의 덩어리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지금의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다른 길을 열고 싶었다.

김정은

학력
홍익대학교 석사 재학중

전시경력
2014.4 미리보기전(단체전)